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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만남] 김남준 목사 “신앙의 GPS를 작동시키세요”
윤민경  |  et@union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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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8-28 08: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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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온프레스 문수지 기자


[유니온프레스=윤민경 기자] 언행일치. 처음 만났음에도 크게 낯설지가 않았다. 잘 알려진 얼굴 때문만은 아니었다. 저서 「게으름」, 「싫증」, 「개념없음」 등에서 전한 메시지 그대로 살고 있는 김남준 목사의 모습에, 책에서 발견했던 낯익음을 느꼈던 것이다.

출판된 저서만 해도 20여권이 넘고, 교인 수 3,000여명을 훌쩍 넘는 열린교회의 담임목사. 나이만 해도 60을 바라보는 노장이지만 자리를 옮길 때면 앞서 가 문을 열어주고, 책상을 밟고 올라가 에어컨을 틀어준다. 김남준 목사의 삶에는 책에서 강조한 ‘섬김과 배려’가 이미 깊이 녹아있었다.

교회를 둘러보면 김 목사의 섬세한 성격이 더욱 드러난다. 열린교회에는 총 3개의 도서관이 있다. 어린이 도서관, 평신도 도서관, 김남준 도서관. 10여 년 전부터 직원을 두고 도서관을 운영해 성도들의 ‘신앙 공부’를 일찍부터 돕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어린이 도서관. 평신도 도서관에 어린이 도서 코너를 만들 수 있음에도, 그들만의 도서관을 따로 만들어준 데서 아이들을 향한 마음 씀씀이가 느껴진다.

레귤라이 크레덴티, 브라이께타 비벤디

신간 「개념없음」에서는 최근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비판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생각 없는 행동’을 일컫는 신조어 ‘개념없음’이란 키워드를 그리스도인의 삶과 연결시켜 ‘10 개념’을 전하고 있다. ‘10 개념’은 그리스도인들이 살면서 지켜야 할 ‘올바른 태도들’이다.

ⓒ 유니온프레스 문수지 기자


성경에도 다 있는 내용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라면 이미 그렇게 살고 있을 법하건만 이렇게 책까지 내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김남준 목사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제대로 된 기독교 사상과 기준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교회를 다니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사상을 따른다는 겁니다. 공산주의자가 되려면 마르크스 자본론부터 시작해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공부하는 것처럼, 그리스도인 역시 성경과 역사, 신학, 교회에 대해 공부하면서 무엇을 믿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구도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레귤라이 크레덴티(regulae credendi), 브라이께타 비벤디praeccepta vivendi). 라틴어로 ‘믿음의 규칙’과 ‘살아가야 할 교훈들’이라는 뜻이다.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그 순간 즉시로 일어나지만,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의 성화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그분과의 깊은 교제를 통해 믿음의 규칙과 살아가야 할 교훈들을 습득하며 이뤄진다는 얘기다.

“내가 왜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살아가는지 다른 이들에게 분명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 기본지식이 잘못 돼 있는 거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을 통해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려고만 합니다. 우리를 예수 믿게 만들어가는 성경의 목적과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목적이 너무 다르고 어긋나니까 믿어도 만족이 없고 자신의 삶에 올바른 기준이 정립될 수 없는 거죠.”

‘What to be’ 아닌 ‘How to be’

ⓒ 유니온프레스 문수지 기자


올바른 기준이 정립되지 않다 보니 하늘과 땅 사이에서 균형 있는 삶을 영위하기도 어렵다. 교회에 들어온 신번영주의가 비전만 강조하며 ‘무엇이 될 것인가’에 집중하는 사이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를 간과하게 됐고, 많은 크리스천 청년들이 이 비전과 삶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의 삶은 하늘과 땅에 걸쳐 있습니다. 천상적 가치와 지상적 가치를 잘 따라 살아야 하죠. 만약 그 두 가치가 충돌을 일으킨다면 당연히 전자를 택해야겠고 그런 문제라면 길게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무조건 양분되는 게 아니라 병립될 때가 많아요. 예를 들어 면접을 보러 가는 데 옷차림과 머리를 이상하게 하고 가서 ‘하나님은 사람의 외모를 보시지 않고 중심을 보신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 사람을 뽑을까요?”

결국 균형의 문제다. 김남준 목사는 청년 크리스천들에게 균형 잡힌 삶을 살며 늘 최선을 다 하라고 강조한다. '무엇이 되는가'보다 '어떻게 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 그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소명을 따라 사는 삶을 꿈꾸는 비전가는 매일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며 자신을 준비하는 치열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무위도식하는 청년을 보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이런 청년은 대부분 기도도 안 해요. 치열한 삶을 살 때 기도도 간절해지는 거지, 치열하게 살지도 않는데 절실한 기도제목이 생길 리 없거든요. 그들이 기도하지 못하는 이유는, ‘살지 않아서’입니다. 기도가 절실하게 필요할 정도로 삶이 올바른 방향과 가치를 향해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거죠.”

그렇다면 내 삶이 올바른 방향과 가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김 목사는 그를 하나님이 확인시켜 주신다고 말한다. 공기, 흙, 식물, 동물들과 달리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게 창조된 인간만의 특권인 것.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소원과 기도는 그 마음에 열렬하게 불을 붙여 주심으로써 확인시켜 주십니다. 자신의 영이 아주 흐릿하지 않는 한 알 수 있어요.”

ⓒ 유니온프레스 문수지 기자


그리스도인들이여, GPS를 켜라!

“GPS가 있어야 그 곳이 ‘어디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세상에서 올바른 방향과 가치를 향해 나아가자면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GPS가 없습니다. 어떤 문화와 사상, 상황에 노출되더라도 그것의 참뜻을 분별하고 그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변증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서서히 설득 당하게 되는 거죠.”

최고의 발레리나가 되는 것에 집착한 나머지 자신이 ‘흑조’가 되는 망상으로 정신 분열증에 빠지는 무용수를 다룬 영화 <블랙 스완>을 예로 든다.

“<블랙 스완>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건 딱 한 가지입니다. 삶에 있어 최고의 행복, 최상의 가치는 ‘네가 원하는 네가 되기 위해서, 너를 쏟아 붓는 것’이라는 거죠. 모든 정신을 ‘나’에 집중하게 하고, 최고가 되는 게 최상의 가치인 듯 말해요. 그런데 그리스도인들의 삶은 인간이 아닌 하나님이 중심 되는 삶이거든요. 기독교적 가치를 뒤집는 메시지가 숨어 있는 겁니다.”

영화를 보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어떤 영화를 보더라도 그 숨은 의미를 간파하고 삶에 제대로 된 가치를 적용할 수 있도록, GPS를 켜라는 것이다.

“현대 철학과 현대 사상, 현대 문화의 흐름을 정확하게 꿰뚫고 그 이면에 있는 것들을 읽어내려면 GPS를 제대로 작동시켜야 합니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끊임없는 교제와 공부를 통해 가능합니다. 한 톨의 시간이라도 아껴서 하나님을 찾고, 올바로 된 지식과 가치 안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세요.”

질문을 하면 그림까지 그려가며 설명해주고, 그도 모자란 것 같으면 손에 책까지 쥐어주는 김 목사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성도에게 ‘하나님과 그 나라’에 대해 전하는 게 가장 즐겁고 기쁘다는 ‘그리스도의 노예’ 김남준. 타고난 설교자요, 탁월한 목회자다.

ⓒ 유니온프레스 문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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