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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02월20일 21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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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MU 기획] 만화, 사각 프레임을 벗어나다 (2)
성공적 만화 OSMU - 기술력과 만화의 질적 성장 + '기획력'이 관건
[유니온프레스=정혜영 기자] 만화가 가지는 전문성은 타 미디어에 무척이나 유혹적이다. 특정 직업이나 분야, 현상 등에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만화의 장르적 특수성은 특정 소비자군이나 집단에 크게 소구할 수 있다.

「공포의 외인구단」(드라마 <2009 외인구단>), 「해피」(드라마 <라이벌>), 「슬램덩크」, 「버디」(드라마 <버디버디>)는 '스포츠', 「아스팔트 사나이」, 「열혈 장사꾼」, 「미스터 Q」, 「타짜」, 「식객」, 은 '직업', 「비트」, 「바람의 파이터」, 「올드보이」, 「더블캐스팅」(영화 <수>)은 '액션' 등 특정 분야 전문 만화가 드라마나 영화로 재조명되면서 매체의 장르 구축도 용이해졌다.

(왼쪽부터 상하) 「해피(드라마 '라이벌' 원작ㆍ사진출처: 제이에스픽처스)」「아스팔트 사나이」「바람의 파이터」「열혈 장사꾼」

'웹툰', 디지털 기술과 성장한 한국만화의 만남

만화가 이처럼 다방면으로 이용될 수 있는 데는 화면으로 구현해 내는 디지털 기술 진보가 바탕이 돼야 한다. 하지만 그와 맞물려 무엇보다 넓어지는 만화시장과 한국 만화의 질 성장이 만화 OSMU 활성화의 가장 큰 요인임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대 조류에 따라 나타난 웹툰의 등장 또한 2, 3차 콘텐츠 생산의 질과 양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강도하의 「위대한 캐츠비」는 만화에서 시트콤을 거쳐 뮤지컬로 변모했고, 강풀의 「순정만화」는 영화, 연극으로 재생산됐다. 윤태호의「이끼」를 비롯해 웹툰 「아파트」도 영화로 제작됐으며, 이익수의 웹툰 「새끼손가락」이 올해 드라마제작에 들어간다.

일단 원 소스(만화) 속의 분명한 캐릭터는 사전제작단계를 현저히 줄이고 추가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한다. 텍스트로만 이뤄진 소설보다 시각적 효과가 뛰어나 독자에게 익숙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용자 또한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 흥미를 유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또 원 소스인 만화와 2, 3차 제작물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위쪽부터) 웹툰.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 강풀의 「순정만화」,「바보」,「아파트」

하지만 무분별한 OSMU의 남용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원 소스의 아성을 등에 업고 제작됐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경우 원작과 비교대상이 돼 오히려 아니 만든만 못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한다. 원작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재현에 급급해 창의성 없는 무의미한 콘텐츠 재생산 또한 실패의 요인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인기 웹툰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아파트>와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아기와 나>(원작: 赤ちゃんと僕), <수>(원작: 더블캐스팅)는 원작의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 작품으로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만화의 왕국 '일본', 선진화된 만화 OSMU 시장

만화 OSMU의 가장 큰 시장은 단연 일본이다. 일본은 근 20여 년간 출판만화와 애니메이션계 독보적 자리에 위치해 있다. 그만큼 상질(上質)의 무한한 원 소스(만화)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안티크-서양골동양과자점」(원제: アンティ-ク-西洋骨董洋菓子店), 「명탐정 코난」(원제: 名探偵コナン), 「소년탐정 김전일」(원제: 金田一少年の事件簿) 등 잡지를 통해 검증받은 작품들이 이후 애니메이션화 되고 드라마, 영화로 제작되는 수순을 밟는 것은 이제 보편화된 모습이다. 이것은 과도한 노동력과 제작비 수요 위험을 줄이고 새로운 캐릭터 창출과 같은 프리프로덕션 기한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캐릭터 산업으로 발전한 일본만화「짱구는 못말려」「이웃집 토토로」「개구리 하사 케로로」「도라에몽」「보노보노」「마루코는 아홉살」

일본에서 만화를 이용한 OSMU가 활발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철저한 기획력에 있다. 일본의 경우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때부터 부가가치 사업에 대한 포트폴리오가 확고하게 잡혀있는 상태에서 진행된다. 원작과 2, 3차 제작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특히 캐릭터 산업이 대중화돼 만화의 인기에 따라 '도라에몽'(「도라에몽」(원제: ドラえもん)), '보노보노'(「보노보노」), '짱구'(「짱구는 못말려」(원제: クレヨンしんちゃん)), '마루코'(「마루코는 아홉살」(원제: ちびまる子ちゃん)), '토토로'(「이웃집 토토로」(원제: となりの トトロ)), '케로로'(「개구리 하사 케로로」(원제: ケロロ軍曹)) 등이 캐릭터화 되면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뿐만아니라 「노다메 칸타빌레」(원제: のだめカンタ-ビレ), 「꽃보다 남자」, 「고쿠센」(원제: ごくせん) 등과 같은 만화는 이후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제작 단계를 밟으며 원작도 함께 재조명받았다.

(위부터) 일본만화「꽃보다 남자」「소년탐정 김전일」「노다메 칸타빌레」「고쿠센」(만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순)

요즘 한국에서도 초기 단계부터 기획된 만화 OSMU 제작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 (주)그룹에이트는 올해 초 지난 2006년 방영된 MBC 드라마 <궁>을 뮤지컬로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궁>은 박소희 작가가 쓴 「궁(宮)」을 드라마로 제작한 작품이다. 이번 뮤지컬은 원작만화 「궁」의 드라마 검토 단계부터 뮤지컬 제작을 고려한 것으로 드라마 메인 제작진이 뮤지컬 제작에 투입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 OSMU의 사용은 원작의 리메이크 단계에서 멈춰버리는 아쉬움이 있다. 온라인 게임, 모바일 게임, 드라마, 뮤지컬 등 국내만화 중 원 소스로서 가장 많은 제작에 사용된 김진의 「바람의 나라」 또한 애초 OSMU로 철저히 기획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브랜드화 하기에는 일관성이 부족하다.

과거 한국 만화산업의 부흥책으로 여겨지던 만화 판권을 이용한 2, 3차 창작물 제작은 이제 문화계 전반에서 요구하는 움직임이다. 한국만화의 질 성장과 영상 미디어 기술 발달로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한 문화계에 만화는 이 시대 중요한 원 소스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가까운 일본 시장과 지상최대 OSMU 캐릭터 미키마우스가 숨 쉬고 있는 디즈니와 비교했을 때 아직 국내 만화를 이용한 OSMU 제작은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양질의 원 소스를 이용해 더 나은 콘텐츠를 재생산하는 것, 철저한 기획으로 문화 브랜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것 모두 국내 만화 OSMU 시장이 차근히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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